
미 전역 수백 명의 활동가들, “한미연합군사훈련 반대, 미군철수”와 “태평양 전쟁 중단” 촉구
미 전역 수백 명의 활동가들, “한미연합군사훈련 반대, 미군철수”와 “태평양 전쟁 중단” 촉구
노둣돌(Nodutdol for Korean Community Development)과 필리핀 신애국동맹 바얀(BAYAN)을 비롯한 미국내 40여 개 진보, 반전단체가 벌이고 있는 ‘미국은 한국에서 나가라(U.S.d Out of Korea)’ 캠페인은 뉴욕,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칠백 여 명을 결집해 한미동맹의 해체와 태평양 지역 전쟁 위기 고조 중단을 요구했다.
8월 15일 진보, 반전단체들은 뉴욕,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미니애폴리스 등 미국 전역에서 집회를 열고, 한미연합군사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와 미국의 태평양 지역으로의 전쟁 확산 움직임에 반대하는 수백 명의 시민들을 결집시켰다. 이러한 활동은 한국(ROK) 전역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와 동시에 진행됐으며, 한국에서는 수천 명의 시민들이 을지 자유의 방패와 한반도에서의 미군 주둔 지속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번 미국 집회는 노둣돌의 ‘미국은 한국에서 나가라(U.S. Out of Korea)’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뉴욕에서는 200여 명이 타임스스퀘어에 모여 한반도에서의 미군 주둔과 을지 자유의 방패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바얀을 비롯한 필리핀 활동가들은 미국 주도의 필리핀 내 발리카탄(Balikatan) 군사연습과, 올해 초 미국 시민 2명의 사망으로 이어진 미국의 지원을 받는 필리핀군의 군사작전을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필리핀 영시관까지 행진한 뒤 한화자산운용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마무리했으며, 이 자리에서 시위대는 한미 간 군수산업을 강화하는 데 있어 한화그룹이 수행하는 역할을 규탄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120여 명이 샌프란시스코 연방청사 앞에 모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한국, 필리핀, 팔레스타인 등 각자의 고국에서 미국의 군사주의 확대가 초래하는 영향에 대해 발언했다. 또한 지역사회의 심각한 주거비 및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규모의 미국 군사비 지출을 규탄했다. 이날 행사는 풍물패의 사물놀이 공연, 필리핀 밴드의 연주, 그리고 참가자들이 함께하는 한국 전통 춤 강강술래 등 다양한 문화 공연과 함께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반전 및 진보 활동에 헌신하다 희생된 열사들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제단에 헌화하고 추모의 뜻을 표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2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코리아타운의 윌셔/웨스턴 메트로역에 모여 한반도에서의 미군 주둔, 한미동맹과 한미연합군사훈련, 그리고 ‘태평양 억제 구상(Pacific Deterrence Initiative)’과 같은 도발적인 대외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서는 한국 전통 북 연주와 춤 공연도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북을 치고 “주한미군 철수”, “필리핀에서 미군 철수”, “모든 곳에서 미군 철수”를 외치며 윌셔대로를 따라 행진했다. 행진은 필리핀 총영사관과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차례로 들른 뒤 윌셔/버몬트 메트로역에서 마무리되었다.


시애틀에서는 학생, 활동가, 지역사회 구성원 등 70여 명이 시애틀 센터의 피셔 파빌리온에 모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인형을 들고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지상군도 안 된다, 공중 폭격도 안 된다, 모든 곳에서 미군은 철수하라”를 뜻하는 구호인 “No boots on the ground, no bombs in the air, U.S. out of everywhere”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서는 풍물 공연과 국제여성연맹(International Women’s Alliance) 합창단의 공연이 펼쳐졌으며, 한국, 필리핀, 팔레스타인에서의 미국 제국주의를 규탄하는 연설도 이어졌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30여 명이 메이데이 플라자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여성들(Women Against Military Madness)’과 미네소타 반전위원회(Minnesota Anti-War Committee) 활동가들은 수십 년에 걸쳐 미국의 전쟁과 해외 군사개입에 반대해 온 자신들의 활동에 대해 발언했다. 또한 팔레스타인에서의 미국의 활동과 한국(ROK)에서의 미국의 활동이 서로 연관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한국 내 모든 미군기지의 폐쇄, 한미 전쟁연습의 중단, 그리고 태평양 지역에서의 전쟁 방지를 요구했다.
을지 자유의 방패는 매년 8월 한국에서 실시되는 대규모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다. 이러한 군사훈련은 한반도 긴장과 전쟁 위기 고조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과 한국 정부는 해당 훈련이 방어적 성격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수만 명의 병력을 추가로 한반도에 배치하고 핵무기 전개 및 대북 참수 작전, 지휘부 제거 작전, 점령 훈련 등 도발적인 군사 작전을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이러한 훈련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과의 대화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역내 평화 조성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한국 국민에게도 막대한 인적·환경적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지난해 봄에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준비 과정에서 한국 공군 전투기가 경기도 포천시 노곡리를 오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MK-84 폭탄 8발이 투하되면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올해 7월 28일 평택시 주민들은 한국 내 최대 규모의 미 공군기지인 오산 공군기지에 보관된 백린탄으로 인해 유해 화학물질이 누출되면서 자택에서 대피해야 했다. 민간인과 인구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한 백린탄 사용은 국제법상 금지되어 있다. 8월 5일에는 한국 대학생 8명이 미군 주둔에 항의하며 오산 공군기지 진입을 시도한 후 체포됐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1954년부터 대북 전쟁 억지를 명목으로 매년 실시되어 왔지만, 올해 미국 국방부(전쟁부)는 이를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 시 전투 임무 수행 및 작전 전개, 동원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한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025년부터 미 육군 다영역임무부대(Multi-Domain Task Force)를 한국에 파견해 훈련을 진행해 왔다. 다영역임무부대는 육군, 해군, 공군, 우주군 등 모든 미군 조직의 역량을 통합한 전투 조직으로,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시 전투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특별히 창설된 부대이다. 이러한 사실은 미국이 한국에서 진행되는 군사훈련을 보다 광범위한 지역 분쟁, 대중국 전쟁에 대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노둣돌을 비롯한 미국내 40여개 진보, 반전단체들이 벌이는 ‘미국은 한국에서 나가라(US Out of Korea)’ 캠페인은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의 중단과 한반도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반에서 미국의 군사적 개입과 적대 정책의 종식을 촉구하고 있다.
노둣돌(Nodutdol for Korean Community Development)의 장미연 (Miyeon Jang)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십억 명의 사람들은 미국이 자국의 해안과 마을까지 침략전쟁을 확대해 나가는 것에 맞서고 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많은 한국인들에게 이주는 조국의 불안정을 초래한 미국 주도의 군사화와 경제적 강압에 의해 형성된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미국의 제국주의적 야망은 한국과 더 넓은 태평양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평화를 위협하는 동력으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점령을 안정으로, 끝없는 전쟁연습을 외교로 오인하기를 거부하며, 미국의 군사주의와 한국 점령의 종식을 요구하는 한국의 동포들과 함께 합니다!”
시애틀지역 재미동포단체 해방 공동체(Haebang Collective)의 레이첼 김 (Rachel Kim)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제 가족 중에는 일제하 식민지 지배에서 살아남은 분들이 계시며, 이후 한국전쟁 발발 당시 미군이 북부 지역에 무차별적으로 퍼부은 폭격에서도 살아남은 분들이 있습니다. 8월 15일은 잔혹했던 일본의 식민 지배가 끝난 것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우리의 조국이 여전히 분단되어 있고 점령당한 채, 미군이 스스로 표현한 대로 미국의 전쟁을 위한 ‘고정된 항공모함(fixed aircraft carrier)’으로 이용되고 있다면 우리는 진정으로 이를 기념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점령 종식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의 수천 명의 동포들과 함께 이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저의 의무입니다.”
미네소타 평화행동연합(Minnesota Peace Action Coalition)의 리즈 맥리스터(Liz McLister)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미네소타는 미국의 점령과 전쟁연습, 약탈에 맞서 계속 투쟁하고 있는 한국 민중과 변함없는 연대를 표합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반제국주의자로 자처하는 만큼, 8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미국 정부에 의해 희생되고, 삶의 터전을 잃고, 공포에 시달려야 했던 수백만 명의 한국인들을 위한 정의를 요구합니다. 한국에서 미군은 철수하라! 모든 곳에서 미군은 철수하라!
필리핀 신애국동맹 ‘바얀(BAYAN)’ 미국지부의 니에베스 델가도(Nieves Delgado)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필리핀인으로서 우리는 ‘자유의 방패’ 군사연습에 반대합니다. 트럼프가 필리핀과 한국을 어떻게 부르든, 아시아·태평양에 있는 우리의 조국은 태평양에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이 아닙니다. 우리 민중은 국가 주권에 대한 위협 없이 우리의 조국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광복절과 보니파시오 데이(Bonifacio Day, 필리핀 독립운동가 기념 국경일),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과 발리카탄 연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필리핀과 한국 민중은 외세에 맞서 싸워 온 오랜 저항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이 주도하는 태평양 전쟁에 맞서 한국의 동지들과 어깨를 맞대며, 미국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모든 민중과 연대합니다.”